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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20191115> 그냥 요즘 그냥 요즘 1. 미국 전부터 미국에 가보고 싶었다. 동부에 먼저 가보고 이후에 서부에 가보고 싶다. 기회가 된다면 미국의 큰 도시, 정말 ‘큰’ 도시에 살아보고 싶다. 모든 문화와 학문의 중심인 동시에, 모든 분야에서 가장 큰 시장인 곳에서 말이다. 그곳에서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느껴보고 싶다. 영어를 가장 많은 사람이 쓰는 나라이고 (영어는 원래 영국이 그 중심이지만), 온갖 사람이 다 모이는 나라이지 않은가? 2~3년 안에는 갈 기회가 생길 것 같은데 상상해보자면……. 타임스퀘어, 소호 같은 거리에 서서 사람들을 구경해볼 것 같다. 센트럴 파크에 가서 누워서 단편 소설을 읽으면 좋을 것 같다. 아서 밀러나 오 헨리를 읽으면 되겠다. 전 세계 어느 도시에서든 많은 사람이 각자의 할 일을 하며 살아가.. 더보기
<20180130> 한국에는 뾰족산이 없어 내 친구는 그림을 꽤 잘 그렸다. 그 누구도 그 애에게 미술에 재능이 있다고 말한 적은 없지만 그 작품을 보면 잘했다고 했다. 그 중에서도 수채화를 참 잘 그렸다. 그 나이에 맞지 않는 감성이 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실력과 재능은 다른 것인 건지 아니면 그 재능을 인정하기 싫었던 건지 사람들은 그 결과에만 주목했다. 한번은 친구가 산이 있는 풍경을 그렸다. 보통의 초등학생이 그렇듯 초록색 산과 꽃이 핀 들판이 있는 풍경. 구름이 있지만 태양은 아랑곳하지 않고 그 밝음을 자랑하는 그런 풍경이었다. 그런데 그날따라 높고 뾰족한 산을 그렸다. 우리 주변의 산은 한눈에 봐도 웬만한 아파트보다 훨씬 높고 거대한데 높게 그리는 게 당연했다. 하지만 선생님은 ‘그림은 좋은데 우리나라엔 뾰족한 산은 거의 없어’라고 .. 더보기
<20171217> 겨울 냄새1- 향기로 남은 기억 나는 추위를 많이 타지만 겨울이 싫지 않다. 여름처럼 땀이 나지 않으니 크게 신경 쓰이는 일도 없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옷을 더 많이 겹쳐 입을 수 있다. 다만 눈이 와서 원하는 신발을 신지 못할 때도 있지만 부츠같이 겨울에만 신을 수 있는 신발도 많아서 괜찮다. 목도리도 할 수 있고 여러 가지 모자도 쓸 수 있다. 무엇보다 겨울엔 향수를 뿌려도 불쾌하지 않다. 나야 향수를 좋아하니 상관없지만 타인을 위해 여름엔 가벼운 코롱을 뿌리거나 아예 뿌리지 않는 편이다. 불쾌지수가 높은 여름에 무거운 향수를 뿌리면 나 스스로가 짜증나기도 하다. 하지만 겨울엔 지나가는 사람마다 스치는 코트의 향수는 너무나 따뜻하고 기분이 좋다. 코트에 오랜 시간 배인 것 같은 깊은 향수는 그 사람의 온도를 느끼게 해준다. 많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