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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기록/조금은 긴 이야기

<20180102> 지브리 대박람회- 하늘을 나는 기계?

 20171227 지브리 대박람회

 

     

(사진을 직접 찍어왔지만 엉망임.)



     오랜만의 전시회였다. 솔직히 크게 가고 싶진 않았고 친구의 제안에 따랐을 뿐이다. 왜냐하면 나는 영상으로 완성된 지브리 영화는 재미있게 봤지만 그 세계관에 관심은 없기 때문이다. 내가 본 지브리 영화를 생각해보았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벼랑 위의 포뇨, 원령공주, 하울의 움직이는 성, 반딧불의 묘 정도이다. 그걸 본지도 꽤 오래된 것 같다. 그나마 히사이시 조가 함께한 지브리 음악은 좋아하지만 그런 박람회에선 그림 위주의 전시가 대부분임을 알기에 크게 기대하지 않았다.

     

     가벼운 마음으로 간 전시였기에 줄서서 긴 설명을 읽진 않았다. 모두 각자의 감상 방법이 있지 않은가. 나는 외화를 볼 땐 제목의 번역과 그들 문화의 관점 등에 초점을 둔다. 요즘은 외화 대부분이 외래어 표기로 들어오기 때문에 그런 재미는 찾기 힘들지만 내가 본 지브리 영화는 오래된 작품이기 때문에 조금은 기대했다. 하지만 인물의 이름이 주가 되는 지브리 영화의 특성 상 그런 재미는 찾기 어려웠다. 대신 다른 재미를 찾았는데 그게 이 전시의 이유인 것 같다. 전시 후반부터 유난히 하늘을 나는 기계에 대한 비중이 높아졌다. 전시 홍보에도 그 기계 모형에 대한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그가 태어난 시대는 이미 비행기가 하늘을 그냥 나는 정도가 아니라 포격까지 하던 시대였는데 그는 하늘을 나는 기계에 거의 집착을 하는 것 같았다. 심지어 그는 이공계가 아닌 인문계였다. 전시장엔 그의 작품 비행정시대와 관련한 여러 설명이 있었지만 나는 하늘을 나는 기계라 하는 추상적인 대상이 그의 상상력과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뮤즈가 아닐까 생각한다.

     사실 이런 전시는 지브리 만화영화가 어떤 생각에서 시작되었고 그 과정이 어땠는지 보여주기 위함이다. 지브리 영화를 많이 알지 못하는 나 같은 사람도 그의 창작물이 생겨나는 모든 과정을 볼 수 있기에 즐겁게 볼 수 있는 것이다. 내가 생각하는 과정이나 나의 상상 속 무언가가 어떤 창조물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며 못 본 지브리 영화를 찾아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