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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기록/조금은 긴 이야기

<20170616>-나는 왜 부다페스트에 가고 싶어 하는가.




     내 방에는 어릴 때 사진이 담긴 액자가 여러 개 놓여있는데 그 뒤엔 안보이게 trip for BUDAPEST라 쓰여 있는 저금통이 있다. 언제부터인지 이유도 모른 채 언젠가부터 부다페스트에 가는 꿈이 있었다. 넓게 보면 체코, 크로아티아를 비롯해 발칸반도 부근 동유럽 전체를 여행하고 싶다는 꿈. 초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산타가 있다고 믿었기에 핀란드 산타마을에 가는 꿈은 감사의 표시를 위한 것이라 치고. 부다페스트는 왜


 



     첫 번째 가설: 영화 그랜드부다페스트호텔 때문이다.


     아니다. 그 영화는 최근에 본 것이고 아직 다 보지도 못했다. 부다페스트에 가고 싶었기에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이라는 영화까지 좋아하게 된 것이다. 물론 내 장바구니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OST CD가 담겨있고 블루레이도 입고 시 알림을 설정해놓았다. 아트북도 샀다. 하지만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이 실존하는 것도 아니고 그 영화는 영상미가 훌륭한 미스터리극일 뿐이다. 영화를 소장하기 위해 블루레이를 기다리고 있고 제값을 치르고 보기 위해 네이버 장바구니에도 담아두었다.

 

     두 번째 가설: 여행을 다룬 미디어 때문이다.


     부다페스트에 간 여행 프로그램이 있었던가. 내가 본 여행 프로그램은 꽃보다 ~시리즈와 윤식당, 걸어서 세계 속으로 등? 그마저도 일본, 동남아 등인데. 왜일까.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를 보며 앤디가 파리를 느끼는 장면에선 처음으로 파리라는 도시, 유럽이라는 곳에 가보고 싶다고 생각했었다. 스쳐지나간 여행 동영상 때문이었을까? 더 이상은 잘 모르겠다. 직접적인 단서가 필요하다.


     세 번째 가설: 누군가 내게 자랑했다.

     

     동유럽 관련 여행얘기라곤 고3때 수학선생님의 첫 해외여행이었던 프라하 여행. 그 얘기를 듣고 친구에게 프라하 여행 책을 선물할 정도로 빠져있었다. 프라하는 부다페스트 여행하면서 함께 여행하고 싶은 곳이다. 주변에 부다페스트를 간 사람은 한 명 있긴 하다. 중학교 때 친구. 하지만 그 친구를 최근에 만난 적도 없고 인스타그램에서 본거라 여행지를 본 것은 아니다. 그냥 소식을 들은 것뿐.

 

     네 번째 가설: 세계지리 공부하다가?


     차라리 그편이 타당할 듯하다. 세계지리 자료를 찾아보며 여러 국가와 도시를 공부했고 그러다 부다페스트에도 관심을 가진 듯하다. 친구와 백지도를 놓고 가고 싶은 곳을 점찍으며 이유를 설명하던 기억이 난다. 또 세계 일주를 계획했었다. 아직도 그 기록이 내 고3때 플래너에 남아있다. 그 어딘가에 쓰여 있을지도 모르겠다. 세계지리를 일찍이 시작했으니 찾아본 자료의 양도 어마어마할 것이고 그 어딘가에 근거가 있을 것 같다


결론: 나는 부다페스트에 가고 싶다. 부다페스트에 갈 것이다.

 

내년 여름에는 그 꿈을 이룰 수 있지 않을까 한다. 혹은 그해 추석? 올해는 아쉽게도 갈 수 없다. 내년에는 어떻게든 가야 한다. 이유도 찾았겠다. 가기만 하면 된다. 



(사진 출처: 네이버 영화 그랜드 부다페스트호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