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분류 전체보기

<20160703> 눈과 눈이 만나는 그 순간을 - 한강, 눈 한 송이가 녹는 동안 부당한 대우에 도전하는 것. 누구나 옳다고 생각하나 선뜻 나서긴 힘든 일이다. 나도 억울한 상황에서 꼭 내 목소리를 내겠다고 다짐하였으나 실제로 나서본 적은 별로 없다. 임선배는 자신이 일하던 언론사의 기사 삭제 사건에 대항하는 시위로, 경주언니는 여성 직원의 결혼에 퇴직을 요구하는 회사에 출근투쟁을 하는 방법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냈다. 두 사람이 자신을 희생해가면서 부당한 대우에 도전하였다. 임선배의 경우 가족의 생계를 희생하였지만 결국 뜻을 함께하는 동료들과 새로운 언론사를 세우면서 부당함을 꺾어냈다. 그러나 경주언니는 부당함을 알지만 자신에게 피해가 올까 눈치 보는 동료들의 지지를 받지 못한 채 이직하였다. 아직도 우리 사회에는 이런 부당한 대우에 도전하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이 있다. 그러나 그들은.. 더보기
<20170823> 비오는 날 생각나는 소설-풍금이 있던 자리 비오는 날 생각나는 소설 고등학생 때 마지막으로 푼 소설 문제는 단번에 입시가 끝나고 읽고 싶은 책 순위 첫 번째를 바꿔버렸다. 소설의 일부였기에 너무나 궁금했고 밋밋한 일상 속 자극적인 이야기이기도 했다. 매일 풀이한 대부분의 소설이 기존 작품의 반복이었기에 새로운 소설은 내 일상의 새로운 자극이었다. 여름도 아니고 겨울에 가까운 가을, 비가 온 것도 아닌데 창밖엔 소나기가 그친 회녹색 풍경이 그려졌다. 그 풍경을 보기 위해 비오는 날마다 교실 밖으로 뛰쳐나갔지만 한 번도 보지 못했다. 비오는 풍경이라 하면 여름인데도 차갑게 쏟아지는 빗줄기와 그것을 덮은 회색 천장뿐이었다. 그날만큼은 학교 앞 테니스장에 불이 켜지며 공이 튀는 소리가 탕탕 났다. 그런 내가 3년 만에 처음 느낀 비오는 여름, 비가 그친.. 더보기
<20170803> 어제도 영화를 봤지만 -영화에 대한 생각 여러가지 어제는 VOD로 영화를 보는데 두 개의 선택지가 있었다. 대립군과 라이프. 아빠는 라이프를 선택했다. 리모컨이 아빠에게 있어 어쩔 수 없이 라이프를 봤다. 여기서 아빠와 나의 영화적 취향이 갈리는데, 아빠는 액션, SF물을 좋아한다. 반면 나는 역사물과 범죄/스릴러, 코미디 등을 좋아한다. 할리우드 SF물은 보는 순간에는 웅장한 영상미에 즐거운 것 같다가도 끝나면 남는 게 없어 공허해진다. (내게 남는 감상은 AMERICA IS THE BEST! 이런 느낌.) 내가 느끼기엔 스토리가 없다. 아빠도 그 점을 아쉬워하면서도 ‘우주’와 같은 소재를 좋아해서 할리우드 SF물을 즐기는 것이다. 라이프 같은 경우에는 SF물인 동시에 스릴러여서 새로운 느낌이라 다행이었다. 할리우드 SF .. 더보기
<20170731> 밤에 써지는 글은 믿지 말라고?- 친구들과 하던 얘기 밤에 써지는 글은 믿지 말라고? 친구들은 늘 말했다. 밤에는 편지 같은 글 쓰면 안 된다고. 괜히 감성에 젖어 오글거리는 흑역사만 남는단다. 그런데 밤에만 글이 술술 써져서 큰일이란다. 비슷한 상황으론 밤에 슬픈 노래를 들으면 눈물이 난다, 괜히 안하던 얘기를 하게 되고 감성적으로 변한다 등이 있었다. 나도 어떤지 생각해보았다. 나는 일단 밤엔 글을 쓰기가 싫다. 그래서 써지지도 않는다. 무거운 눈꺼풀에 안 그래도 작은 눈이 떠지지 않고 손에는 힘이 안 들어간다. 글의 짜임도 이상해진다. 그렇다고 밤에 영화를 보거나 친구들과 노는 것은 힘들지 않다. 대신 나는 밤에 배가 고파도 식욕을 크게 느끼지 않고 먹고 싶어도 먹지 않는 편이다. 아마 당이 부족한 게 밤에 글을 쓸 수 없는 이유 중 하나일 것 같다... 더보기
<20170709>-도서관에서 빌린 책들 (다 읽기 전에) 지역 도서관에 가 책을 몇 권 빌렸다. 날씨가 더워 빠른 걸음으로 갔다. 에어컨을 틀어놓고 읽을 책들이다. 1. 호출-김영하 아빠가 알뜰신잡이라는 프로그램을 즐겨 보신다. 아빠는 한 과학자의 말에 흥미를 느끼는 편이라면 나는 김영하라는 작가에 시선이 갔다. 내가 상상하던 작가 김영하였기 때문이다. 솔직히 그 분의 책을 많이 읽어보지도 않았고 읽은 책도 잘 기억은 나지 않는다. 그 책을 읽을 당시의 나는 문학을 잘 이해하지 못했고 책에 대한 나만의 기준이 생기기 전이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도마뱀’이라는 단편소설을 읽어 보기로 했다. 어쩌면 지금 와서 이해해서 다행일지도 모르겠다. 때때로 이 책은 좀 더 나중에 읽었다면 싶은 책이 있는데 이 책도 과거의 내가 읽었다면 후회했을 수도 있고 어쩌면 후회가 아니.. 더보기
<20150502>-어떤 열쇠//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일본편 3 교토의 역사 일본속의 한국을 찾는 열쇠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일본편 3 교토의 역사 역사는 유물을 낳고, 유물은 역사를 증언한다. 우리는 어떤 시대의 책과 생활용품을 비롯한 유물들을 발견하면서 한 시대의 '역사'에 대해 알게 된다. 우리는 그 흔적들을 발견한 이후 조심히 그들을 꺼내 여러 가지 방법으로 관리하고 보존한다. 슬프게도 우리나라는 잦은 침략으로 많은 유물이 훼손, 유실되었다. 그래도 그 유물들의 존재가 다시 확인되어 복원되고 발견될 때 다시 또 몰랐던, 새로운 역사가 증언된다. 아주 가끔, 혹은 우리가 모르는 사이 자주, 우리 곁에 항상, 당연히 존재하던 유물이 갑자기 흔적도 없이 사라지곤 한다. 지난 2008년 숭례문에 화재가 발생했다. 한양으로 들어오는 관문으로 500년 넘게 서울 시내 한복판을 지키며 .. 더보기
<20170616>-나는 왜 부다페스트에 가고 싶어 하는가. 내 방에는 어릴 때 사진이 담긴 액자가 여러 개 놓여있는데 그 뒤엔 안보이게 trip for BUDAPEST라 쓰여 있는 저금통이 있다. 언제부터인지 이유도 모른 채 언젠가부터 부다페스트에 가는 꿈이 있었다. 넓게 보면 체코, 크로아티아를 비롯해 발칸반도 부근 동유럽 전체를 여행하고 싶다는 꿈. 초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산타가 있다고 믿었기에 핀란드 산타마을에 가는 꿈은 감사의 표시를 위한 것이라 치고. 부다페스트는 왜? 첫 번째 가설: 영화 그랜드부다페스트호텔 때문이다. 아니다. 그 영화는 최근에 본 것이고 아직 다 보지도 못했다. 부다페스트에 가고 싶었기에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이라는 영화까지 좋아하게 된 것이다. 물론 내 장바구니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OST CD가 담겨있고 블루레이도 입고 시 알.. 더보기
<20170525> 여름-이번에도 올해는 여느 해와 달리 봄이 느껴진다. 긴팔을 입자니 약간 덥고, 또 반팔만 입자니 서늘하다. 나의 기대와 달리 봄은 항상 봄이 아니었다. 봄인 것 같아 봄옷을 입으니 꽃샘추위라고 아직 추웠다. 추위가 가신 것 같아 다시 봄옷을 입으니 봄은 이미 지나고 여름 아닌 여름이 되어있었다. 홍조가 있고 땀이 많은 나는 무더위가 싫었다. 뽀송한 옷을 입고 상쾌한 향수를 뿌리고 외출을 해도 목적지에 도착하면 하루가 이미 다 끝난 느낌이다. 고3 때는 집에 돌아와 인근 도서관에 다녔는데, 도서관이 여는 시간엔 이미 햇볕이 뜨거웠고 빈 열람실에서 가장 시원한 자리에서 꼼짝도 하지 않은 채 공부하곤 했다. 한 여름이 되면 이른 아침도 늦은 저녁에도 더 이상 시원하지 않다. 그럼에도 조금 더 일찍, 조금 더 늦게 부는 바.. 더보기
<20170508> 아마도 지나간 봄방학_once again(여름방학)-NCT 127 한 여름 소나기 앞 우린이 비를 피할 빈틈 없이 젖어 들어가...한 여름 태양 앞에 우린이 빛을 피할 그늘 없이 마주 서 있어 고3때는 매주 대치동 학원에 다녔다. 여름방학 즈음부터. 기숙학교에서 대치 사거리까지 가기 위해 학교에서 터미널까지 택시를 탄다. 이후 동서울터미널까지 버스를 타고 2호선 삼성역에서 내려 또 다시 버스를 타 대치동 현대아파트에서 내리는 3시간에 가까운 여행을 해야 했다. 3시간이라 하면 서울에서 부산까지 ktx로 이동할 수 있는 거리다. 5시간의 수업을 위해 6시간의 이동과 기타 소요시간으로 하루를 포기해야 했다. 숨 막히는 일요일. 지하철역 승강장에서 각종 종교단체의 유혹을 뿌리치고 나와 버스 정류장까지 약 100m은 잠깐이지만 아주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다. 코엑스 아티움에는 .. 더보기
<20170204> 면접-조금만 천천히 지금까지 내가 겪어온 면접은 10회 미만. 교류학생 선발부터 오늘의 봉사자 선발까지. 학생부 종합 전형에 지원하지 않았기에 10회가 안 되는 것 같다. 그 중 오늘 본 면접은 평창 올림픽 봉사자 선발에 관한 면접이었다. 지역 광역 면접장은 너무 멀기에 서울에 있는 면접장을 선택하였다. 명찰을 받고 나의 대기실로 갔다. 나는 일찍 온 편이라 원하는 자리에 앉을 수 있었지만 나중엔 자리가 부족해졌다. 내 옆에 앉은 한 남자는 전혀 긴장을 하지 않은 채 휴대폰만 쳐다보고 있었다. 대기시간동안 볼 책조차 가져오지 않았다고 자책할 필요가 없음을 알게 되었다. 소속 없이? 그동안의 면접은 00학교의 학생으로, 00지역의 학생으로 본 면접이었다. 그러나 이번 면접은 어디의 누가 아닌 그냥 ‘나’로 본 면접이었다. 처.. 더보기